일상

한양대학교 학생 예비군 후기 및 꿀팁

공수괴물 2024. 11. 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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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23년도 5월 11일에 작성된 것으로,

블로그를 옮기는 과정에서 깔끔하게 수정 및 재배포 한 글입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한양대학교 학생 예비군을 갖다 오게 되었다.

전역하고 나서 첫 예비군을 갖다 오느라 나름의 설렘도 있었고, 긴장감도 있었다.

 

사랑의 교회.. 협찬 주세요.


 

기상시간은 아침 6시, 30분 만에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집밖을 나섰다.

이후, 계획대로 7시 40분까지 공업센터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계획 밖의 일이 발생했다.

바로 간식사업 샌드위치가 동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아쉬운 마음을 부여잡고, 호다닥 한플 편의점으로 뛰어가서 샌드위치를 사먹었다.

 

이게 나의 첫번째 실수였다.

간식사업을 당연히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가 오만함이였다.

내년에는 실수 하지 말아야징. (이 글을 적는 지금, 필자는 휴학으로 인해 동원 훈련을 갔다와버렸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그곳의 햇빛이 너무나도 강했다.

원래 썬크림을 꼬박꼬박 바르고 다니는 나지만, 하필이면 딱 그날 놓고 와버렸다.

이게 나의 두번째 실수였다.

예비군 갈 친구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썬크림을 챙겨가길 바란다.

 

예비군 시스템은 간단했다.

10명으로 한 조를 짠 후,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도는 식이였다.

마치 중고등학교 수련회를 진행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었다. ㅋㅋ

다만 나와 내 친구들은 8명으로 조가 짤리게 되었다.

거의 마지막 순번으로 조를 짰기 때문이다.

(​늦게 조를 짜려면, 8시차를 타고 가서, 뒤에서 뻐기면 된다.)

 


 

프로그램은 총 6가지가 있다.

이 6가지 프로그램을 자율적인 순서로 돈 뒤, 가장 빨리 끝난 순서대로 집에 가게 된다.

이때 600점 만점에 510점,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각 프로그램마다 85점을 넘기면 통과다.

그런데, 그 이하로 점수 받기가 더 어려운 시스템이다. (대충 뭔말인지 알지?)

만약 집에 빨리 가고 싶은 학우는 7시 30분 차를 타고 간뒤,

코스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서 최대한 빨리 끝마치길 바란다.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안보교육

오전에 1번, 오후에 2번 진행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들어야 한다.

빨리 끝난 조 대부분은 오전에 최대한 많은 코스를 돌고, 오후에 안보교육을 듣는 듣 했다.

내용은 대충 국뽕 내용,  한국 예비군의 대단함, 전시 활동 요령등이며,

이걸 보며 문제를 풀면 된다.

2) 총기 분해조립 + 실사격 5발(25m)

: 총기분해 조립은 사실상 조교 설명듣는 것 말고는 없었다.

실사격 5발은 무거운 방탄조끼를 입고, 그냥 실내 사격장에 들어가서 쏘면 된다.

이때 좀 신기하게 생긴 헬멧 + 해드셋을 주는데, 소리차단이 정말 잘 되서 신기했다.

3) VR 모의 사격

: 마일즈 장비를 차고 들어가서, 스크린에서 사격을 실시한다.

영점사격 진행 후,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검은 인영의 적들이 막 튀어나온다.

30발 잔탄을 다 쓰면 탄알집을 교체하는 시늉을 해서 탄알집을 교체해줘야 한다.

4) 야지 전술

: 마찬가지로 마일즈 장비를 차고, 일직선 방향의 산지를 걸어가게 된다.

이때 대항군이 한명 있어서 대항군을 처리한 뒤 맨 끝에 깃발을 뽑으면 된다.

그런데 중간중간 대항군(북한군 모형)의 기계가 있는데, 이 기계가 작동되면 3초 후에 공격레이저가 발사된다.

죽기 싫으면 보자마자 쏴주자.

5) 화생방

: 깔끔하게 조교설명 들으면 된다.

시험으로는 핵폭탄 낙하시 어떤 자세로 대비해야 되는지 알려주고, 그 자세를 본다. (그리고 얼굴 가리는 그 자세 등장.)

6) 마일즈 시가전

: 여러 모형 건물들이 있고, 좌측과 우측에서 청군 황군으로 나누어서 섬멸전(쌍방)을 실시한다.

4분동안 더 많이 살아남은 팀이 승리하게 된다.

 

참고로 점심은 생각보다 맛있고, 풍족해서 깜짝 놀랐다.

도시락이었는데, 제육도 있고 여러가지 반찬도 많아서 꽤나 만족스러웠다.

어짜피 8000원 받나 16000원 받나 거기서 거기니 도시락을 시켜먹는 편을 추천한다.

그리고 훈련 받는 도중 보니, 조기퇴소 가능한 인원은 훈련이 다 안끝나더라도 중간에 나가서 퇴소 진행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우리조는 중간 순서정도로(4시) 퇴소하게 되었고, 한양대역에 도착하니 5시20분 쯤이었다.


 

여기서 글을 끝마칠까 하다가, 아쉬워서 아주 좋은 꿀팁을 전해주려고 한다.

바로, 마일즈 시가전에서 활약하는 법이다.

나는  KCTC라는 과학화 전투 훈련부대 소속의 전문대항군 연대 출신이다. (북한군 행세하는 부대임)

그곳에서는 밥먹고 마일즈 쌍방하는게 일상이라서, 비교적 시가전에 자신이 있었다.

거기 있는 식량 다내노라우

대충, 이런 느낌의 부대다.

 

실제로 kctc 전투훈련 도중에는 별별 상황에서 전투 상황이 벌어진다.

산 타면서 기동하다가 갑자기 마주친 적과 싸우고, 밥먹다가 싸우고, 자다가 일어나서 싸운다.

정말 난리도 아니다. 배틀그라운드를 현실에서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내 친구들은, 시가전은 그냥 나에게 맡긴다는 식으로 장난스럽게 말했다.

살짝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 이거  아무것도 못하고 뒤지면 디게 부끄러울거 같은디.ㅠ"

심지어 우리는 인원이 8명이었다.그래서, 8대 10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전투에 임해야 되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시가전을 진행하기전, 나의 경험을 총동원해 가설을 세우고, 쌍방을 시작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개 쓸었다.

5명 사살 3명 중상, 1명 경상을 만들어서 최종적으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전쟁 영웅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지도?

​ 다덤벼.. 뒤지고 싶으면.

 

 

지금부터 그 비법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그곳에서 마일즈를 써보는 대부분은 아마도,

군생활 동안 한번도 마일즈를 착용하고 전투훈련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당연히 행동하는데, 움직이는데 있어서 위축되는 경향성을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뒤나, 옆쪽에서 적이 나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시야가 좁아져서 앞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뒤에서 총 소리가 들리면 당연히 아군이 적군을 향해 쏘고 있을거라 지래짐작 하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심리적 편향을 이용한다.

바로, 우회를 통해서 적의 뒤통수를 노리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말은 쉽지.. "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알아보자.

대충 멋있는 Ai짤.

 

우선 우회를 할 때 가장 오른쪽으로 돌되, 그것도 아주 재빨리 돌아야 한다.

가장 오른쪽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상대의 대부분이 오른쪽 손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몸을 왼쪽에 밀착시키고, 총구를 오른쪽으로 뻗고 있다.

또한 자신이 겨누고 있는 방향, 오른쪽을 집중해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회하는 도중 만나는 대부분의 적군이, 내게 뒤통수를 까꿍하고 내밀고 있다.

그럼 뒤통수를 맛있게 따주면 된다. 적이 어쩌다 반응하더라도, 바로 쏠 준비를 하는 사람과, 황급히 뒤돌며 쏘는 사람중, 먼저 죽는 사람은 뻔하다.

 

다음으로, 아주 재빠르게 돌아야 하는 이유는, 초반부터 적이 뒤쪽에 있을 것이라는 상상 자체를 못하기 때문이다. 초반 부분에는 내 뒤에서 총소리가 난다면 당연히 적군이 쏠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전략을 그대로 실행했다.

초반부분에 앞으로 진출하며,  오른쪽에 위치한 적 3명을 사살했다.

이후,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적의 최후방까지 신속하게 달려갔다.

그 뒤로 왼쪽 부분의 위치한 적을 한명씩 처리하며 4명을 처리해 우리 진영으로 복귀했다.

 


 

 

아쉬웠던 점은, 마일즈 시스템이었다.

내가 군생활 할때에는 중상도 사실상 사망으로 처리했다.

그래서 대충 죽었다 싶으면 확인 사살을 안하고 넘어 가곤했다.

하지만, 이곳 시스템은 중상도 1분 뒤에 총을 쏠 수 있게 되는 페널티 밖에 없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못 죽이고 넘어간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니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확실하게 확인사살 하고 넘어가자.

반면 본인이 중상이라면, 최대한 전력질주로 도망쳐서 숨어라. (적 후방일수록 좋다.)

후방에서 1분동안 숨죽인 다음, 다시 나타나서 혼동을 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내가 그렇게 뛰어나서, 많은 이들을 죽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게임도 잘 못하고... 반응속도도 상당히 느린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려운 점은, 속도감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어렵다.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우리는 움츠러 들고,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내가 군대에서 배운 점도 사실 이거다.

인생은 방향도 중요하지만 속도감도 중요하다는 것.

내가 나서야 될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 작전이 실패하는 경험을 너무나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몸을 던지면서 적을 잡기 위해 나아가는 자세를 배웠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진 것 같다.

아마 오랜만에 마일즈를 써본 탓에 아드레날린 넘치는 경험을 글로 풀어내려니 그런 것 같다.

여튼 여러분도 내가 말한대로만 하면, 높은 확률로 전쟁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모두 예비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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